게임은 왜 특별할까

게임과 개발자

어렸을 때부터 게임 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애니, 소설, 미술, 디자인 등 다양한 ‘놀거리’에 관심이 많았다. ‘놀거리’라는 의미는 이들이 생산성을 가지고 있지 않고 단순히 즐거움을 위해 존재하기 떄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가 안좋아지면 바로 타격을 받는 분야인 것 같다. (사람들은 잉여 잔고가 없으면 당연히 이러 타입의 소비를 못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작품들은 사회적 배경과 무관하게, 어딘가에 몰입에 빠진 ‘오타쿠’에 의해 만들어진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 안노 히데아키는 극도의 저예산으로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만들어냈다. 이 작품은 일본 정부 부처인, 문화청에서 선정한 미디어 예술 100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위대한 작품은 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집착과 열정으로 만들어진다.

에반게리온과 안노 히데아키 감독님


그리고 개발자는 누군가의 비전을 실현시켜주는 서포트 직군이다. 개발자의 존재가치는 누군가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가져오면 기술적으로 해결해주는 것이다. 향후 (개발 + 비전 제시), (개발 + 조직관리), (개발 + 원천기술) 과 같은 방향으로 시니어가 되긴 하지만 개발자의 존재의의는 어디까지나 문제를 해결해주는 서포트 직군이다.

그리고 게임 산업은 이제 시작이다. 영화산업에 비유하자만 게임 산업은 지금 막 스탠리 큐브릭의 ‘스페이스 오디세이’ 세대에서 벗어나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이나 ‘트랜스포머’ 세대에 다가가고 있는 것 같다. 요즘은 양산형 게임으로도 비판받고 게임 산업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지만, 원래 명작이라는 건 10년에 몇 작품 나오지 않는게 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똑같다.(영화도 전세계에서 연간 약 9000편이 만들어지는데 양산형 영화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아직 게임이 완전 보편적인 대중 문화는 아니지만 게임에 익숙한 우리 세대가 자식을 낳고 세대가 바뀌어간다면 영화와 같은 대중문화가 될 것 같다. 기성세대들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사실 TV도 바보상자였다. TV에 익숙한 세대가 기성세대가 되니 더이상 TV는 막연히 부정적인 존재가 아니게 되었다. 세대가 바뀌면 게임도 인식이 달라지지 않을까?

즉 우리 세대는 게임산업에 있어 뿌리와 같은 세대들이고 역사에서 가장 고평가 받게 될 세대이다. 존 카맥은 아직 은퇴하지 않았고, 벨브 수장, 게이브 뉴웰도 아직은 업계에 남아있다. 빌게이츠는 은퇴했지만 아직은 살아있고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극작가나 소설가를 꿈꾸는 사람들 입장에서 셰익스피어가 아직 살아있다고 상상해보자) 지금은 게임 산업의 역사적인 세대이고, 나는 이 전설들과 동시대 개발자가 되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먼 훗날 내 후손들이, “우리 조상님은 존카맥 시대에 게임을 개발한 사람이었단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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